新 홍보지침?

만 평 들 2009. 2. 22. 21:45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다. 선종? 말이 나온 김에 확실히 캐고 가자. 

善終] [명사]<가톨릭> 임종 때에 성사를 받아 큰 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는 일

큰 죄가 없이 죽는 일이라... 우리나라가 고인에게  관대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옥의 티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그래도 김수환 추기경이라면 굳이 '선종'이라는 카톨릭적 용어를 빌어다 쓰지 않더라도 비교적 '아름답게 사시다가 아름답게 돌아가셨다'할 만하다.
어찌됐든 신문방송 뉴스에서는 며칠 연속 김수환 추기경 선종 보도로 도배됐다. 그 정도 비중있으셨던 분이니 지극히 그러할 만 하다.  

그런데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과 현 정권은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부분에서 알맹이는 쏙 빼놓고 그러저러한 미담기사로만 껍질을 핥아댄다. 고인이 칭송받는 건 생전에 민주화운동 하던 사람들을 옹호하고 아끼셨던 덕이다. 문제는 그 민주화운동권 사람들이란 다름아닌, 수구꼴통이 무척이나 편리하게 가져다 붙인 편의상의 표현, 즉 반정부세력 혹은 좌빨들이기 때문이다. 아마 무척이나 속으로 캥겼을 것이다. 빈정상해 하던 어떤 인물에 대해 맘에도 없는  칭송을 쏟아내느라고 입술이 좀 말랐을 성 싶다. 침 좀 발라라.  

한편으로는 정부와 보수언론은 김 추기경의 선종이 일종의 호재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들한테는 호상인 셈이다. 용산참사로 수세에 몰리던 정부가 '연쇄살인범' 건이 빵 터지면서 비난여론 집중포화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갔다. 그런데 그럭저럭 얼굴에 철판 깔고 고비를 넘기려는 찰나에 이번엔 청와대 비서관의 '홍보지침'건이 뽀록났다. 아시다피, 그 홍보지침의 내용이란 '연쇄살인범 체포 건을 최대한 활용해 용산참사 건을 덮자는 내용'.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서 청와대마저 식은 땀 뻘뻘 흘리며 말 바꾸기 바쁘던 와중에, 어머나 그들한테는 너무도 감사하게도(?)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신 것이다. 홍보지침 건은 뒤로 밀리고 고인의 선종 기사가 톱기사로 올라왔다.  
 
고인이 숨을 거두기 전에 남긴 말씀은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이다. 

자칫 고인에 대한 불경일 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수구언론과 공구리정권은 은근히 고인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어려운 시국에 돌아가 주셔서...' 

<기협만평/2월 세째 주/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


결과적으로 이들한테는 일부러 김 추기경의 선종이 '홍보지침'뉴스를 덮어버리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만평으로 비약시켜서 그려봤다. 당신의 죽음마저도 활용하는 꼴통들을 보며 김 추기경도 어처구니가 없어 한 말씀 하실 듯 한데, 아무래도 결례가 될 듯 해서 '말 없음 표(........)'로 대신했다.  

Posted by 설인호 설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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