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서천 / 충남 서천의 풀뿌리언론- 조악한 필력의 설툰이 지인의 소개로 [뉴스서천]에 만평을 연재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설툰의 졸고가 1면 왼쪽에 떡하니 '서천만평'라는 타이틀로 자리잡고 있다. 부끄럽다.> 

충남지역일간지인 [충청투데이]를 그닥 유쾌하지 않은 이유로 2008년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종료했다. 근 5년간의 고군분투가 중단되는 심정이야 이루 말할수 없지만, 어찌하랴 명색이 내가 '만평가'소리를 듣건 말건 법적으로는 미력한 계약직 노동자의 신세에 불과한 것을. 때문에 날마다 마감시간때면 나오지도 않는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몸부림 치며 시간에 쫒기던 구색상의 시사만화가가 난데없이 백수 한량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만화쟁이가 아닌 만평가라는 직함을 유지하고 있는 건 [기자협회보]와 바로 여기 [뉴스서천]라는 신문에 주에 한 번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덕분이다. 

본의 아니게 년초부터 남아도는 게 시간이 되어버린 터라, 그동안 제대로 얼굴인사 한 번 못드린 죄책감에 서천을 방문, 전화로만 알량한 안부를 드리던 [뉴스서천]을 만드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 영광을 누렸다.  



<뉴스서천을 만드는 사람들-좌로부터 공금란 대표, 양수철 선생, 허정균 편집국장> 

서천군의 한적한 읍내 외곽에 자리잡은 [뉴스서천]신문사에 들른 것은 1월 중순 경. 너무 반갑게 맞아주신 [뉴스서천]의 세 주역들 때문에 낯이 부끄러운 쪽은 설툰. 마감날이라 바빠보이는 젊은 기자들까지 편집국에서 잠시 대면하고 금강하구의 횟집에서 복국에 회를 대접받았다.

*양수철 선생: 윤봉길 의사 사당인 충의사에서 박통이 쓴 현판을 뜯어내버린 의기충천 대인배 -여의도통신 이사이면서 충남 민족문제연구소 지부장 이기도 하다. 과연 입담과 넉살도 수준급. 그가 소시적에 포켓용 성경책을 애독했던 일화는 두고두고 기억할 만. 웃겨 죽는 줄 알았다.

*공금란 대표 : 양수철 선생에 이어 [뉴스서천]의 얼굴과 살림을 맡아하고 있다 - 그는 여장부다. 굳이 여장부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문화살롱 류의 테레비 교양프로에서 반짝거리는 금테안경을 쓰고 세팅된 헤어스타일에 고급 양잠점에서 맞춘 옷을 입고 단상에 나와서 떠들어대는'류의 쇼비니스트 혹은 엔터테이너 같은 짝퉁여류지식인이 아니라 지역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대끼고 펜으로 싸우는 진정한 지식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뉴스서천에 연재되는 그의 칼럼 '공금란의 맛 없는 시사요리'는 사실은 기가막히게 '맛 있다!!'. 

*허정균 국장 : 한겨레신문 제작부장을 하시다가 고향 인근으로 내려와서 현재 여기 뉴스서천에서 날선 기사를 씨줄날줄 엮으시는 중.  금강하구 생태계파괴를 논하다가 구정권의 새만금정책에 분노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쩌면 허정균 국장과 어떤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만화프로젝트를 실무적으로 함께 논의하고 진행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연륜으로 보나 필력으로 보나 분명 설툰보다 쓴맛 단맛 산전수전 다 겪어보신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찌질하고 소심한 설툰한테 예우를 갖춰주시니 몸둘바를 몰랐다. 소중한 만남이라 해상도 좋은 디카라도 들고 가서 사진이라도 곱게 찍어서 올라왔어야 했는데 준비가 부실해서 폰카로 요령껏 결례가 아닌 정도에서 흔적을 담아왔다(그럼에도 워낙 사진상태가 안 좋아 흑백으로 포샵처리). 아쉬운 것은 횟집 넓은 창을 통해 바라보는 금강하구의 절경을 휴대폰카메라의 조악한 스팩으로는 도저히 담아올 수 없는 풍광이라 지레 포기하고 심상으로만 남겨왔다는 것이다. 갈매기 청둥오리 철새들이 갯벌을 노니는 풍광에 하마터면 싱싱한 회맛도 잃어버릴 뻔. 이 기막힌 풍광에 거슬리는 시꺼먼 괴물이 있었으니 바로 강에 인접한 건너편의 군산복합화력발전소이다. 한참 건설중인 이 발전소가 완공되고 발전용으로 쓰였던 온수를 강에 쏟아내기 시작하면 갯벌의 생태계는 파괴되고 장관이었던 철새떼들도 빠이빠이라는 것. 더구나 지역민들을 알량한 보상금으로 회유하고 우롱하는 짓을 듣고 있자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설툰도 덩달아 발끈발끈해서 입에서 녹던 회맛마저 씁슬해지는 순간을 경험했다.  ...ⓢⓔⓞⓛⓣⓞⓞⓝ

*어찌어찌 해서 블로그짓도 미루고 미루다가 미루던 포스팅을 하면서 뉴스서천 분들의 사연을 첫타석으로 올려본다. 있어야 할 자리에서 흔들림없이 꿋꿋하게 싸워나가는 사람들을 비하면 나 설툰은 얼마나 한심하고 게을러 빠진 존재인지...!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위안을 얻고 반성도 하고 힘을 주고 받는 것이 그 어떤 한 사람한테는 얼마나 중요한 계기가 되는지...,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알고 지내게 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충청투데이를 그만 뒀을때 선배기자가 한 말이 있다.
'절대로 퍼지지 마라'
그래, 열심히 싸우면서 사는 그들에 비하면 설툰의 인생회의는 겉멋이거나 사치에 불과하다. 
  



Posted by 설인호 설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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